일상과 소품

공예반 사람들과 작품을 하나씩 들고 나온다 우리는 같은 과정을 거쳤으나 조금씩 다른 모양과 무늬다

이것은 반짝이고 물에 약하며

썩어가는 물건이기에

각자의 집에서는

모퉁이에 놓일 것이다

이것을 품에 안고 걷는다

마감이 덜 된 귀퉁이를

더듬는다

미완성은

날카롭나

나는 이것을 현관 옆에 둔다

그곳을

굳이 마무리하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수술자국을 가끔 더듬는다 부풀어 있다 통증을 상기하고는 한다

집에 성큼 찾아온 이웃이 물을 것이다

이것에 대해

이것과 나에 대해

무엇도

말하지 않을 것이다

이것 옆에 화병을 놓으면

이것은 잠시 감춰질 것이다

나는 이것을 잊어갈 것이다

이것은 빛을 받으면 반짝일 것이고

영영 연약할 것이다

다가올 계절에도

모두 비슷한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기다린 것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을 것이다